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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못 가지면 욕하고, 가진 건 합리화하기 - 신 포도 vs 단 레몬 심리(feat. 사회심리학)

by 리뷰를해봅시다 2025. 10. 24.

 

심리학 책을 읽던 와중 최근에 내가 했던 합리화가 나와있어서 찔려서 리뷰한다. ㅋㅋ

 

며칠 전, 면접 봤던 회사에 떨어지고 나서 내가 한 말이 있다. 

"아 거기 리뷰 보니까 별로더라. 오히려 떨어진게 다행이야" / "나랑 안 맞았을 것 같아" 

떨어지니까 괜히 합리화를 한 것이다 ㅎ

 

모두 이런 비슷한 경험 한 번쯤은 다들 있을 것이다.

 

대학 떨어진 후
“어차피 내가 원하는 대학 아니었음”(떨어져서 마음이 안 좋으면서)

소개팅에서 까인 후
“솔직히 내 스탈 아니었음”(사실은 차여서 속상한거면서)

 

괜히~~~이렇게 쎈 척하거나 아무렇지 않은 척하는 현상(합리화)을

모두 잘 알고 있는 이솝우화「여우와 신 포도」 이야기에 빗대어 설명할 수 있다. 

 


[신포도 여우 이야기]

어느 산 속에 아주 탐스럽게 열린 포도가 있는 포도나무 여러 그루가 있었다. 

얼마나 달았는지.. 포도송이마다 흰색 당분가루가 올라와있을 정도였다. 

 

하루종일 쫄쫄 굶은 여우는 배고파 죽기 직전 포도나무를 보게 되었고, 침을 질질 흘리면서 포도나무를 향해 갔다. 

아니!!! 이런.. 나무가 너무 높아서 따먹을 수가 없었다. 

쓰러질 때까지 이리 뛰고 저리 뛰어도 포도에 닿을수가 없었다. 

 

여우는 결국 앉아서 포도가 떨어지기만을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아무리 기다려도 안 떨어지니 여우는 이렇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아 저거 아직 덜 익어서 신 포도겠지;"
"너무 시어서 먹으면 괜히 입만 버릴듯;" 

"저런건 꽁짜로 준대도 안 먹음"

 

궁시렁궁시렁 거렸다.

결국 주변에 떨어져 있던 '레몬'을 get하면서

"누가 뭐래도 젤 맛있고 단 과일은 레몬이지~ 포도는 바보들이나 먹는거임"라고 말하면서 

유유히 떠났다. 

 


 

이솝우화 「여우와 신 포도」에서 여우는 포도를 따먹지 못하자
“저건 덜 익어서 맛없을 거야”라고 말한다.
사실은 먹고 싶었지만 못 먹어서 싫다고 말하는 것이다.
이게 바로 신 포도 심리다.

 

한편, 반대의 경우도 있다.

신 포도 이야기에서 여우가 "레몬이 제일 맛있고 달다~"라며 치켜세운 것처럼 

원치 않았던 걸 갖게 되었을 때
“그래도 이게 최선이야”라며 스스로 위로하는 것처럼

원하지 않던 상황을 좋게 해석 또는 미화해서 스스로 위로하는 심리를

단 레몬 심리라고 한다. 

 

 

다른 사람의 성공 소식을 보면 ‘신 포도 심리’가 올라오고,
내가 처한 현실을 정당화할 땐 ‘단 레몬 심리’가 작동한다.

예를 들어,
남이 제주도 여행 가면 “요즘 제주도 너무 붐비지 않나?”
나는 집콕하면서 “그래도 집이 최고야.”

ㅋㅋ

왜 이런걸까?

 

심리학에서는 이런 현상을 인지부조화(cognitive dissonance)에 의한 합리화라고 한다.

 

사람은 원하는게 있지만 가질 수 없을 때 좌절, 상심 등을 경험하며 좌절에서 오는 불편함을 줄이고 싶어한다. (간절할수록 더욱)

그리고 스스로 일관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종종 온갖 이유를 들어 변명거나 왜곡하면서 ‘태도’를 슬쩍 바꾸는 것이다.

 

합리화의 양면성

모두가 합리화를 하면서 살아가지만 

누군가는 이 글을 읽으며 본인은 아니라고 부정하고 싶을수도 있다!

나도 글을 쓰면서 내가 했던 합리화가 생각나서 비겁해보이고 한심해보이고 부끄럽기까지 한다 ㅋㅋ

 

 

합리화는 살아가면서 필요한 전략이기도 하다. 

좌절, 상심, 절망 등의 상황에서 스스로를 보호하고 위안을 얻는 데 도움이 된다. 

억지로 이유를 찾아내고 갖다 붙이면서 불만, 불편함 등 온갖 부정적인 심리상태를 벗어나게하는 환기 역할을 하는 것이다. 

 

합리화를 함으로써 살아갈 희망을 얻을 수도 있는 것!!!

 


반면,

습관처럼 남발하거나

직면해야될 때 회피하는 방식으로 사용하거나 

too much하게 사용한다면 그 부작용 역시 상당하다. 

한 두 가지만 말하자면...

 

  • 자기방어가 매우 심해질 수도..
    난 잘못없음. 다 사회/남이 잘못된 탓.
    이렇게 사회 탓, 남탓으로 돌리면서 본인 스스로 돌아볼 줄 모르게 될 수 있다.
    한 마디로 '자기객관화' 실패 지름길임...

 

  • 나를 잃어버려......
    괜찮지 않은데, 겉으로는 괜찮다는 패턴으로 합리화를 과도하게 사용하게 될 경우에
    진짜 내 감정과 표면적인 생각이 점점 엇나가면서
    내 진짜 감정이 무엇인지 모르는 상태가 될 수 있다.
    스스로를 잃어갈 수 있다. 공허함+++

 

  • 현실왜곡
    너무 왜곡된 합리화는 현실과 괴리가 크다
    즉, 현실을 왜곡해서 본인을 보호하는거라는 것..
    자기방어, 방어기제로 강하게 작동했을 경우 
    왜곡된 합리화를 깨뜨리기 어려울 뿐더러 
    깨졌을 때의 그 자존감 및 자존심에 스크래치가 상당할 수 있다.  

 

 

대안?

 


그럼 어떡하라는 것이냐?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음.

합리화는 일시적인 반창꼬같은 존재라고 생각한다. 

상처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지만 언젠가는 떼야된다.

 

합리화도 좋지만,

"자기이해"가 더 성숙한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예시)

'나는 어쩔 수 없었어' 

보다

'그때 나는 불안했구나. 많이 힘든 상태였구나'

'어차피 거기 좋은 곳 아니고 리뷰도 안 좋더라'

보다

'결과는 아쉽지만, 최선을 다했으니 고생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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